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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여행/로마여행

[이탈리아 기차예매] 트랜이탈리아와 이탈로 차이, 기차예매 사기 썰, 로마에서 피렌체로

박토끼는 항상 미리 예매하지 않고 그때그때 맞춰서 기차역에서 직접 예매를 했어요. 당연하게도 크게 차이가 날 경우 두 배 정도 더 비싸긴 했어요. 다른 사람들이 30유로정도면 살 것을 50유로에 구매를 했으니까요. 돈이 조금 아깝긴 하지만 그래도 자유 여행이니 자유의 비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죠. 박토끼는 주로 트랜이탈리아를 이용했어요. 가장 오래된 기차기도 하고 그나마 저렴하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런데 사실 큰 금액의 차이는 없었답니다. 현장결제였기 때문이죠. 사실 이탈리아는 미리 예매해야 기차표가 저렴해요.

혹시 이탈리아에서는 도시간의 이동할 때 1시간 정도의 여유를 잡고 표를 예매하시는 게 좋아요.

1시 기차면 2시에 출발해도 도착시간이 괜찮을 것인가? 이렇게 생각할 필요가 있어요.

특히 로마에서는 기차의 연착이 잦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은 항상 있는 일이에요. 박토끼는 미리 도착해 기차 기계에 도착했답니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예매하는 법을 찾으며 하나하나 누르고 있었어요. 그런데 뒤에서 한 할아버지가 도와주겠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단순한 호의인줄 알았어요. 그리고 도와주고 물어봐줄때마다 고맙다고 이야기했지요. 그런데 예매가 끝나고 나니 제게 2유로를 달라고 요구하더라고요. 물론 이탈리아 분들은 영어를 잘 못하기 때문에 이탈리아어로 내가 너 도와줬는데 거스름돈 정도는 나주면 안 될까? 하는 뉘앙스였어요. 사실 혼 자할 수 있는데 도와준다고 한건 자기였으면서.

어이가 없지만 그래도 덕분에 표를 잘 샀으니 순순히 유로를 줬어요. 그러고 나서 불현 듯 생각나는! 간혹 잘못된 표를 예매해주고 돈을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는 사기 썰을 봐서 표를 면밀히 살폈지요. 그래도 다행히 제대로 된 표였어요. 다행이에요.

 

이전까지 계속 호의를 받아와서 신나 있었는데 다시 차분해졌답니다.

 

로마에서의 이야기에요.

한 마트 앞에 도착했는데 정문을 못 찾고 빙글빙글 돌고 있었어요. 간판은 보이는데 문은 닫혀있고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시는 동남아분께 여쭤봤어요. 최대한 상냥하고 속상한 얼굴 표정을 장착하고!

이탈리아는 영어를 못하시는 분들이 진짜 많더라고요. 그래서 바디랭귀지로 간판을 가리키며 저기 들어가고 싶은데 어떻게 가냐고 묻자, 그분은 이탈리아어를 하며 제게 손가락으로 쭉 가다가 꺾어서 지하로 내려가라고 몇 번이나 이야기해주셨어요.

그 때 느꼈죠. 구지 못하는 영어로 물어볼 필요가 없구나. 그래서 한국어로 쭉 가다가 지하로 내려가요? 그랬더니 맞다고 웃으면서 윙크를 해주셨어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쭉 가다 코너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문이 보이더라고요. 덕분에 잘 도착해서 잘 도착했다는 인사를 하고 싶어서 뒤돌아보니 제가 잘 가고 있는지 신경 써서 봐주고 계시더라고요. 정말 얼마나 스윗한지. 그래서 엄지손가락으로 굿! 싸인을 보냈답니다. 그러자 그 분께서도 엄지를 번쩍! 헤헤 타국에서의 인심은 이런 거죠.

 

이렇게 신나서 떠나고 있는데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사기 아닌 사기를 당한 것이죠. 그렇게 들어가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다행히 전광판에 정확히 기차번호와 시간, 그리고 플랫폼이 뜨더라고요.



주의할 점!

트랜이탈리아 티켓에는 플랫폼이 적혀있지 않아요. 정해진 시간의 10-15분전에 역에 설치되어있는 전광판에 뜬답니다. 그래서 기차시간이 임박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두 전광판 앞에 모여 있어요. 물론 여기서도 지갑조심!

 

우여곡절 끝에 맞는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이 되도 기차가 들어오지 않아 박토끼는 다급해졌어요. 왜 안 오는 건지, 혹시 다른 기차를 기다리는 건 아닌지. 그래서 옆에 계신 남자분께 여쭤보니 또 다시 이탈리아어와 바디랭귀지로 30분정도 연착된다고 이야기해주시더라고요. 기차역에서 방송이 나오지만 이탈리아어라 알아듣지 못한 거죠.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또 연착이 되어 다른 기차가 왔어요. 기차번호도 다르고. 그래서 다시 한 번 멘붕에 빠진 박토끼.

참고로 무거운 캐리어는 그 남성분께서 올려주셨답니다. 계단 두 개 있는 걸 낑낑거리며 올라가려했더니……. 그리고 그 주변 분들을 다 도와주셨어요. 스윗 가이가 한둘이 아니죠?

 

그렇지만 흡연에 대한 인식 개선이 부족해서 옆에 아이들이 있는데도 1시간 내내 담배를 피운다는 건 많이 힘든 것 같아요. 기다리는 동안 역 안에서 말이죠!

제 머리카락에도 담배냄새가 진동을 했답니다.


 


그렇게 기차를 탔는데 제 자리는 안보이고, 기차 번호도 달라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어요. 표를 다시 한 번 물어보기 위해 내려야하나 걱정도 되는데 캐리어가 너무 무거워서 또다시 내렸다 타기는 걱정되고 기차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요. 그때 얼마나 종종 거렸는지. 그러다가 아무 자리나 앉아서 일단 승무원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다가오는 승무원에게 내 자리를 못 찾았다고 울상으로 이야기하자 괜찮다고 편한 자리 앉아서 가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캐리어가 무거워서 못 올렸다고 하자 이대로 옆 좌석에 두고 가도 된다고 해서 다행히 편하게 갔답니다. 참고로 20키로짜리 이걸 어떻게 천장에 있는 짐칸에 올리지 한걱정을 하고 있는데 대각선자리에 앉아있던 남성분이 듣고 있던 헤드셋을 벗고는 그대로 둬도 괜찮다며 안심시켜주시더라고요. 정말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이었어요.

 


그렇게 한껏 지쳐서 피렌체로 떠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답니다

천장에 화면으로 기차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괜한 걱정으로 엉덩이를 들썩이지 않아도 되서 다행이었어요. 그리고 알고 보니 박토끼가 탄 기차는 급행이었답니다. 어쩐지 일정보다 더 빨리 도착했더라니!

 

이탈리아 일정이 마무리 되면 이탈리아에서 사야하는 선물들 포스팅을 따로 하도록 할게요!